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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 자료

나주복암리고분전시관 1

by T의Tistory 2022. 10. 5.

나주시 다시면에 위치하는 복암리고분군.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고, 현재는 기초 조사 및 3호분 발굴조사 종료 후로 복토되어 있다.
지금은 고분군에 가면 잔디밭에 분구 4기가 잔디 옷을 입고 있는 모습만 볼 수 있다.

고분군이라고 해서 왔는데, 잔디만 보고 가게 되는 것이다.

전시관 내 디오라마(우측 하단의 네모난 모양이 3호분이다)


500미터 옆에 나주 복암리 고분전시관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말이다….

나주 복암리 고분전시관은 복암리 3호분의 구조를 잘 보여 주는 전시관이다. 발굴 당시의 고분 모습을 1:1 크기로 재현했다고 한다.

전시실 입구 복도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벽면에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는 패널이 있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역사 과목을 기억하고 있다면 지도를 보고 살짝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고구려 빼고도 백제, 신라, 마한, 가야가 있네? 5국시대인가??
얼마 전에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삼국시대에 가야를 추가한 4국시대론을 이야기하더니… 이젠 5국시대인가? 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칭찬을 해 주기 바란다.
너무나도 좋은 기억력, 그리고 패널을 보고 의구심을 갖는 자세에 대해서 말이다.
간단한 답을 하자면, 지도에 표기된 모습이 모호하고 두리뭉실하게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늘날의 국경선처럼 명확한 선의 형태가 아니다.
패널의 의미는 국경의 개념이 아닌, 문화권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이 말을 좀 더 전문적으로 표현하면 아래 사진의 패널 문구와 같다.

엄청 어렵게(?) 설명되어 있는데… 조금 많~이~ 저렴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지금까지 역사학계에서는 삼국사기 등 기록을 통해 마한이 빠르면 온조왕 때, 늦어도 근초고왕 때(4세기)는 점령이 끝나서 없어진 줄 알았는데, 고고학 발굴 성과를 토대로 연구해보니, 6세기 까지는 마한의 전통문화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 가장 큰 근거 중 하나가 복암리 3호분이다.
이 배경 지식을 가지고 전시를 관람하면 이해가 더 잘 될 것이다.

복암리 3호분은 3세기부터 7세기까지, 대략 400년 정도 지속적으로 축조된 고분이다. 특이한 것은 기존 무덤을 완전히 훼손, 폐기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남겨둔 채 무덤방을 추가해 가면서 지금의 크기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복암리 3호분은 무덤방의 축조 시기가 크게 3시기로 구분된다.

선행기에는 지금의 방대형 분구가 조성되기 전에 축조된 옹관이 주를 이룬다.
1기에는 3호분의 주인공급이라 할 수 있는 96석실이 축조되는 단계이다.
2기는 다양한 돌방무덤들이 조성된 시기인데, 각각의 돌방들이 기존에 조성된 무덤을 훼손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고분의 특징으로 과거 역사스페셜에서는 "아파트형 고분"이라고 명명하기도 하였다.
1기의 고분에서 발굴된 매장시설이 총 41기이니… 그야말로 아파트고분이라 할 만하다.